close_btn
2010.11.11 11:15

prize giving

조회 수 1016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틀 전 저희 아이들 학교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prize giving이었는데 아이들이 별로 가고 싶지 않다고 해서 저도 가서 뭐할까 하고 생각하고 갔습니다. 식이 시작되고 학생들에게 상을 주고 중간중간에 축하음악이 연주되었습니다.

 상을 타는 학생들 이름이 불리고 한 명씩 나가서 상을 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11학년, 12학년, 13학년 차례대로 나가서 자랑스러운 얼굴로 상을 탔습니다. 그 중에 한국 학생들 이름도 불렸습니다. 처음에는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저 아이들 부모님들은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하는 정도였습니다. 저 아이들 정말 대단하다. 영어로 공부하는데 저렇게 잘 하다니 이런 말초적인 생각만 하고 있었습니다.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그 생각들이 바뀌어 가고 있었습니다. 고국을 떠나와 사는 일이 힘들고 고달플 텐데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밀어주고 시간 관리하는 것을 도와주는 부모님들이 여전히 대단하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보다는 놀 수 있는 환경이 더 지배적인 토양에서 그 유혹들을 물리치고 공부하고 자신의 재능을 살리는 데 전심을 다하는 모습이 보였지만 저의 가슴을 더 뛰게 하는 것은 그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힘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웃는 얼굴 뒤에 나타나는 그들의 앙다문 꿈, 그리고 뒤이어 떠 오르는 것은 그 아이들이 그 꿈을 이루는데 우리가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이 그 꿈을 이루어 나가는 중간에 좌절하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들이 때로는 며칠 전 받았던 그 격려의 박수들, 축하의 박수들은 까맣게 잊고 그만 두고 싶은 때가 있을 지도 모릅니다. 그 때 우리가 그들의 부모들이 아니더라도 그들에게 함께 힘이 되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들이 얻었던 성취를 질시하지 말고 남의 일 구경하듯 하지 말고 우리 한국의 꿈을 이루어 나가는  그들에게 부모의 심정으로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들이 공부할 때는 혼자였지만 그들의 이름으로 한국 사람들이 함께 영광을 누리고 가슴 뻐근해졌으니까요.

 그러다 가슴 한편이 아려왔습니다. 지금 저 아이들이 저 위에서 자랑스러운 얼굴로 서서 맘껏 축하를 받고 있을 때, 해밀턴 어느 거리에서 말 못할 고민으로 방황하고 있거나 가족과 떨어져 이 머나먼 나라까지 와 비싼 등록금 내며 학교 다니고 있어  공부해야 하는 건 알고 있는데 맘처럼 되지는 않아 또 방황하고 어딘가에서 시간을 죽이고 있을 아이들이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다른 아이들은 공부잘하고 있는데 쟤는 왜 그걸 못하고 저러고 있나 하는 생각을 했던, 짧은 소견을 가진 제가 미웠습니다. 정말 우리가 부모의 심정으로 보듬고 마음으로 돌봐줘야 할 아이들은 그 아이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이제서야 들었습니다. 좁은 바닥 해밀턴에서 우리가 그 아이들을 진심으로 보살피고, 그냥 지나치는 말이 아니라 진정이 담긴 말을 그 아이들에게 건넨다면 그 효과는 더 크게 나타나지 않을까? 그 아이들이 갖는 소외감, 허탈감이 조금씩 줄어들지 않을까? 그들도 함께 꿈꾸고 그들의 숨어 있는 열정을 끄집어 내어 마침내 그들의 꿈을 이루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2010년 11월 11일에

김용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KOWAI 운영 공지 사항 운영자3 2020.09.29 1557
공지 사고/재난 발생시 연락처, 하단 웹사이트 참고(뉴질랜드 정부 한글 안내판) 운영자 2016.11.14 7147
134 유류비 인상에 따른 공항 픽업가격 조정 Kiwipatrick 2011.03.09 8343
133 아시는 분 도와주세요~ 아싸 2011.02.26 6362
132 공항 픽업, 영어 강습, 학생보험, 유학생 관리 시작합니다. Kiwipatrick 2011.01.19 11557
131 국산 안경테 수출업체입니다. 안경수출 2011.01.11 10199
130 뉴질랜드 Roadcode 한국어판 file winniesfather 2010.12.21 68556
129 한국학교 아나바다 장터 -게라지세일- 공지 운영자 2010.11.17 7307
128 오기혁 전 한인회장 별세 운영자 2010.11.17 7739
127 해밀턴 한인교회 교회센터 준공식 및 St. Andrew's Church 125주년 기념예배 Blue sky 2010.11.12 8441
126 ♡●♡ 재밌는 방송 ~ 좋은방송 ~ 가족과 함께보세요 ♡●♡ 둘리 2010.11.11 8723
» prize giving 흰구름 2010.11.11 10169
124 아시는분 1 하이퍼돔 2010.11.09 7236
123 [축]국내최초 8억이상 출금자 탄생[하] 은정이 2010.11.08 8919
122 초대합니다 < 탁구교실> 장로교회 2010.11.04 7125
121 재밌는방송 ~ 가족과 함께보세요 jennya 2010.10.30 7504
120 Golf Demo Day silver 2010.10.19 6989
119 해밀턴 중앙교회 홈페이지 오픈 민이아빠 2010.10.12 9022
118 인터넷 송금 사기 주의 운영자 2010.09.27 7578
117 추석 스페셜 행사 당첨 결과를 알려드립니다*^^* 만복마트 2010.09.26 6400
116 故 홍사일 성도 천국환송예배 Joshua HAN 2010.09.20 7641
115 교민 홍사일 선생님이 하나님의 품에 안식하셨습니다. 2 천사 2010.09.18 9324
Board Pagination Prev 1 ...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 43 Next
/ 43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