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와이카토 교민 여러분께
여러분께 공지해 드렸듯이 지난 토요일 한국학교 건물에서 와이카토 한인회 임시 총회가 개최되었습니다. 그 모임에서 늘 수고해 주시는 장현주 회계사님이 한인회 감사로서 회계 보고를 해 주셨으며 뒤를 이어 박상하 후임 회장에 대한 교민들의 추인이 있었습니다.
박상하 신임 회장님은 인사 말씀 중에 본인이 회장직을 수락하게 된 계기는 수고하고 계신 한인회 임원들의 희생 봉사가 앞에 나서지 않는 자신을 부끄럽게 해주었고 봉사를 해야겠다는 용기를 갖게 해 주었다고 했습니다. 우리 교민들 모든 분들이 이런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한인들을 대표하는 조직의 필요성은 누구나 인정을 하실 것입니다. 한 일례로 여러분이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정부로 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개인적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한인회 라는 조직의 이름으로 공문을 보내고 호소를 하는 것이 큰 힘이 될 것 입니다. 정부 기관으로부터도 한인들을 대변하는 조직으로서 인정을 받을 때 그 안에 속해 있는 여러분도 함께
인정을 받고 보호를 받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필요성은 인정을 하면서도 나도 참여를 하여 도와야겠다는 생각은 안한다면 너무 이기적이지 않은가 생각을 해봅니다.
어제(일요일)는 해밀톤 지역에서 가장 큰 행사 중의 하나인 산타 퍼레이드가 있었습니다.
몇번씩 부탁과 협조의 공문을 보내드렸지만 어제 참석해 주신 분들은 저를 포함해서 성인 7명과 어린 아이 4명이 전부였습니다. 2000명을 얘기하는 한인 교민들을 대표해서 제일 큰 해밀톤 행사인 크리스마스 퍼레이드에 참여하는 한인들의 모습으로는 너무 초라했지요.
어린 아이들 네명이 큰 국기를 들고 앞장 서고 함목사님 부부가 왕과 왕비로 가시고 제가 신랑 복장을 입고 가마꾼이 없어서 직접 가마를 들고 신부는 가마 속에서 걷고 제 조카가 뒤에서 가마를 들고 행진을 했고 뒤에는 교장 선생님을 비롯한 두 분의 한인회 임원과 한분의 학부모님이 즉석에서 장구 박자를 맞춰서 장구를 치면서 뒤를 따랐습니다.
저도 할아버지인데 신랑 복장을 입고 가마를 들고 행진을 하면서 솔직히 내가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는 회의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이렇게라도 해서
한인 조직이 이곳 해밀톤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거리에 나와서 보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다는 생각으로 자위를 하고 기쁜 마음으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이제 2011년도 저물고 있습니다. 새해에는 새로운 회장님을 모시고 열린 마음으로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면 내가 하자는 결심으로 한인회를 많이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격려와 칭찬으로 힘을 북돋아주신 많은 교민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직장인으로서, 한국 학교 선생으로서 그리고 한인회 임원으로서 몇 가지 직분의 일을 맡고도 불평 한마디 없이 희생해 주신 고정미 교장 선생님, 강정숙 선생님, 김용주 선생님께 특히 감사를 드립니다. 이름을 거명하는 이유는 제가 특별히 이분들께 지은 빚이 많기 때문입니다.
힘은 모을 때 강해집니다. 새해에는 서로 힘을 합해서 더욱 강하고 건실한 와이카토 한인회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저는 이제 평범한 교민으로 그리고 변호사로 돌아가 제 위치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로 봉사를 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언제까지나 제게 소중한 분들로 남을 것입니다. 언제라도 제 도움이 필요하시면 부담갖지 마시고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제 이멜 주소는 ikehan55@gmail.com 이면 휴대폰은 021 054 9323입니다.
여러분 모두 고맙고 사랑합니다.
한상익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