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입문 초창기인 대학시절과, 신학대학원 입학 이후 목회활동 초창기까지, 그리고 목사 안수를 받은 지 몇 년이 지난 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세 번에 걸쳐 저의 대답이 조금씩 달라졌을 뿐 아니라 세 번째 단계에 와 있는 지금이라고 해서 지난 첫 번째와 두 번째 단계에 담긴 의미를 버릴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하여 오늘은, 제가 지나왔던 신앙의 세 가지 단계중 세번째 단계를 교우님들과 나눔으로서 ‘바람직한 신앙과 삶’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저는 하나님의 은혜를 더 깊이 체험하면서, 자연스럽게 두번째 단계를 넘어서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내가 잘 살기 위해서, 의미있게 살기 위해서, 무엇무엇을 위해서’ 등의 모든 조건들을 넘어, 그냥 “하나님을 믿는 것이 당연한 도리이기에 믿는다.”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사실 자식이 부모를 공경하고 섬기는데 무슨 조건이 필요하겠습니까?
부모가 잘 해주시건 못해 주시건, 자식이 부모를 공경하는 건 당연한 도리가 아니겠습니까?
아무리 똑똑하고 잘난 사람이라도 제 부모에게 효도할 줄 모르면 불효자식이듯이, 저의 생명이 하나님께로부터 왔으므로, 생명주신 하늘 아버지를 공경하는 것은 모든 조건을 넘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는 부모와 자식의 관계와 같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하나님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로 부르도록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 이후로 우리는 하나님을 ‘아빠 하나님’으로 만나고 있습니다.
자식이 생명주신 부모님께 조건 없이 효도하는 게 당연하듯이,
“나를 구원해 주시니까, 영생을 주시니까, 천국 보내 주시니까, 혹은 하나님 말씀대로 살아야 내가 잘 되니까...”
그런 모든 조건을 넘어 그냥 하나님의 자녀로서 하늘 아버지를 공경하며 사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
그것이 지금 제가 하나님을 믿는 신앙의 이유입니다.
어린 아이가 어리기에 “엄마 이거 해 줘, 아빠 저거 해 줘” 하고 매달리는 건 예쁘고 귀엽습니다.
그러나 성년이 되어서도 “부모님이 뭐 해 주시려나?”라는 생각에 머물러 있으면 슬픈 일입니다.
성년이 되면 생각도 걸맞게 달라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하면 부모님을 행복하게 해 드릴 수 있을까?
내가 어떻게 살아야 부모님께서 기뻐하실까?”
그런 생각을 가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의 신앙도 세월이 흐르면서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 뜻대로 이루어지게 하소서”의 신앙에서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의 신앙으로
바뀌어야 우리 한국 교회도 살고 교우님들도 더욱 행복해질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하나님 앞에 온전한 신앙인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빛의 자녀로 살아갈 수 있을까?”
그런 물음과 고민이 우리 신앙의 주된 관심사가 될 때, 우리 한국 교회는 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고 존경받는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날이 속히 오기를 빌며, 하나님 앞에서 온전한 믿음으로 온전한 삶을 살아가시는 교우님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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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로써 산들바람님의 '왜 하나님을 믿느냐고 물으신다면' 을 모두 마칩니다.
그동안 애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동안의 글의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 ) 은 글을 올린 날짜입니다.
1. 무언가를 얻기 위해 (12/4)
2. 올바로 잘 살기 위해서 (12/13)
3. 당연한 도리라 생각하기에 (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