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바람
누군가 저에게 “왜 하나님을 믿느냐?”고 물으신다면, 한 마디로 명쾌하기 대답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기독교 입문 초창기인 대학시절과, 신학대학원 입학 이후 목회활동 초창기까지, 그리고 목사 안수를 받은 지 몇 년이 지난 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세 번에 걸쳐 저의 대답이 조금씩 달라졌을 뿐 아니라 세 번째 단계에 와 있는 지금이라고 해서 지난 첫 번째와 두 번째 단계에 담긴 의미를 버릴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하여 오늘은 제가 지나왔던 신앙의 세가지 단계중 두번째 단계를 교우님들과 나눔으로써 ‘바람직한 신앙과 삶’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나는 왜 하나님을 믿는가?”라는 스스로의 물음에 대해 제가 찾았던 다음 단계의 대답은 “잘 살기 위해서”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소중한 인생을 바로 살기 위해서는,
잘 살고 의미 있게 살기 위해서는,
하나님과 동행해야 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식이 어렸을 때는 부모님에게 “이거 해 달라, 저거 해 달라”고 조르기만 합니다.
해 주면 좋아하고 안 해 주면 싫어합니다.
그러나 아이가 커갈수록 엄마 아빠에 대한 이해의 차원이 달라집니다.
과자 사주고 장난감 사줘서 좋은 게 아니라, 엄마 아빠의 사랑과 보호 속에 산다는 것, 그리고 부모님의 애정 어린 가르침을 따라 사는 것 자체가 자신에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아이가 철이 들수록 엄마 아빠와 속 깊은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엄마 아빠 말씀을 듣고 가르침을 받아들입니다. 세월이 지날수록 아이는 부모 말씀을 따르는 것이 자기에게 보편적으로 유익하며 기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더욱 더 깨닫습니다.
저 역시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신앙생활을 하며 자라다 보니,
하늘 아버지의 뜻을 따라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하게 잘 사는 길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자동차를 운전할 때, 자동차를 만든 사람의 의도대로 운전합니다.
가고 싶으면 가속기를 밟고, 서고 싶으면 브레이크를 밟습니다.
거꾸로 하면 큰일 납니다. 자동차의 매뉴얼대로 운전을 해야 자동차가 우리에게 유익을 줍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도, 프로그래머의 의도에 따라야 좋은 자료를 얻을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이 세상에서 행복하게 잘 살려면,
세상을 존재하게 하시고 섭리하시는 하나님의 의도를 알고 그 뜻을 따라 살아야 한다
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이 단계에 들어서면서 하나님께서 저에게 몇 가지 매뉴얼을 주셨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연이라는 매뉴얼, 양심이라는 매뉴얼, 그리고 성서라는 매뉴얼입니다.
자연의 흐름과 이치를 살펴보며 하나님의 섭리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하나님께서 주신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저 자신에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고자 애쓰며 어느덧 하나님과 동행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성서의 가르침대로, 하나님을 공경하고 이웃을 사랑하고자 애쓰고 노력할 때 세상이 아름다워지고 저 자신의 삶도 행복해진다는 것도 더욱 절실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어린 아이가 자라다가 어느 순간에 부모의 보호와 가르침이 간섭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것을 알게 되듯이, 하나님의 은총 안에서 자라다 보니, 하나님을 믿으며 순종하는 삶이 저의 자유로운 삶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저의 삶을 자유롭고 행복하게 하는 것임을 순간순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참으로 잘 살기 위해서는, 사람답게 살고, 행복하고 의미 있게 살기 위해서는,
하나님과 동행하며, 그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따라 사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삶 속에서 체험하고, 기쁜 마음으로 하나님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며 하나님과의 밀월을 즐겼던 행복한 시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