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개인의 生死禍福 에 관여하시는가?
산들바람
기독교 전통이 믿어온 하나님은 개인의 생사화복에 관여하는 존재일까?
우리가 기도하면, yes나 no로 응답하기 전에 과연 하나님이 그 기도를 듣기는 하는 걸까?
이 문제는 오랫동안 나에게 숙제로 남아있었다.
지금도 나는 이 물음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고 솔직하게 말하고는 싶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하나님이 개인의 생사화복에 관여하는 존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가 믿는 하나님이 잡신이 아닌 우주만물의 궁극자라면 우리의 기도를 듣고 우리가 처한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폴 틸리히는 신을 '궁극적 실재(ultimate-reality)'라고 정의하여 신에 대한 인격적 정의를 넘어섰지만, 나는 신을 궁극적 실재라기보다는 '궁극 원리'로 이해하고 싶다.
신을 존재라기보다는 원리나 법칙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나님을 인격자로 인식하지 않는 나에게 기독교 전통의 기도는 별 의미가 없을 뿐 아니라 불편하기도 하다.
신과 대화를 하려면 신을 인격화할 수밖에 없는데, 그것이 억지스럽고 거북한 것이다.
아름다운 꽃을 보고 "너 참 아름답구나."라고 대화하는 건 정서적으로 의미가 있을 수 있다.
하나님에게 기도하는 행위에서 내가 억지로 의미를 찾는다면 그 정도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