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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 초중고교육·의료 ‘현혹’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뉴질랜드 한인 교민은 3만 5000여명에 이른다. 뉴질랜드 인구의 1%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유학생은 1만 6000여명으로, 지난 2002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한국교육개발원 통계에 따르면 2008년 한 해에만 1636명이 뉴질랜드로 조기유학을 떠났다. 미국, 동남아, 중국, 캐나다, 호주에 이어 여섯번째로 많은 규모다.
●한인 등 아시아계 실업률 9%
뉴질랜드 전문 유학원 관계자는 “뉴질랜드는 영어권이면서도 미국이나 캐나다 등보다 생활비가 저렴하고 복지와 교육 수준이 높다.”면서 “교육비는 만 5세부터 17세까지 무료이며 의료서비스도 무상 제공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장점에 현혹돼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 뉴질랜드 한국대사관에서 주재관으로 근무했던 한 경찰은 “관광업과 낙농업 중심이라 대학 졸업장을 앞세우는 한국인들이 할 일이 많지 않다.”면서 “상당수 조기유학생들이 대학과 직장을 찾아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고학력을 선호하는 한국 등 아시아인들의 실업률은 9.2%로, 뉴질랜드 평균 6%에 비해 훨씬 높다. 뉴질랜드에서 대학을 나온 뒤 귀국한 양모(27)씨는 “뉴질랜드가 교육환경은 좋을지 몰라도 대학을 나와도 구할 수 있는 직업이 없고, 한국에서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기러기 엄마들의 일자리도 사실상 없다. 취업비자가 아니기 때문에 합법적으로 직장을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러기엄마 직업도 마땅찮아 초등학생 아이 둘과 함께 기러기 생활을 하고 있는 정모(37)씨는 “한국에서 은행원으로 일했는데,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일자리는 생소한 농장이나 식료품점 같은 곳뿐”이라고 하소연했다. 이번 사건 당사자인 조씨는 자녀 교육문제로 2002년 장기사업비자를 통해 뉴질랜드로 건너왔지만 별다른 직업을 찾지 못했다고 대사관 측은 설명했다. 영주권 취득 문제도 심각하다. 대사관 측은 “대부분의 유학생이 학생비자를 발급받은 뒤 나중에 영주권으로 전환하는데, 발급이 되지 않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대학 학비는 무상이 아니고 취업도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에 있는 아버지의 송금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기러기 가족들은 자녀의 대학진학 시점에 경제적인 압박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어는 가르치고 싶고 미국, 캐나다의 생활수준을 따라갈 수 없는 소위 ‘중산층’들이 많다 보니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다음은 조선일보 기사입니다.
세 모녀 자살… 달려온 남편도 '절망의 동행'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 주민들은 최근 한인(韓人) 일가족의 잇따른 자살 사건으로 충격에 휩싸였다. 지난 5일 오전 10시 50분(현지시각) 에이븐헤드(Avon head) 지역 한 주택 주차장 승용차에서 조모(44)씨와 17세, 13세 두 딸이 숨진 채 발견된 데 이어 이들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7일 뉴질랜드에 온 '기러기 아빠' 백모(45)씨가 9일 오전 7시 30분 집 인근 쇼핑몰 주차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기 때문이다. 모두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현지 경찰은 자살로 추정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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