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대학가자"를 다녀와서...

by 천사 posted Sep 26,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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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들아 대학가자"를 다녀와서...


한국학교가 끝난 9월 24일 토요일 오후 1시. 학교 마무리 정리를 하니 1시 30분, 바로 와이카토 대학으로 달렸습니다. 대학 내 정확한 장소도 모르고 S빌딩이라는 것만 어렴풋이 듣고 찾아갔지요.

 

대학 버스 정거장에서부터 안내가 되어있다고 하여 방향을 살피니 알록달록 풍선이 봄바람에 손짓하더군요. 풍선을 따라 가니 이번엔 색 분필로 바닥에 방향 표시를 해두었는데 참으로 기발한 아이디어다 싶었네요. 그 화살표 방향대로 열심히 보물찾기하듯 낯선 곳을 찾아 들어가니 젊음의 열기가 가득한 강의실이 나타났고, 파워포인트를 쏘며 후배들에게 정보 하나하나를 알려주느라 반짝반짝 빛나는 아주 어른스러운 대학생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제가 들어섰을 때는 학과 소개부터 등록금까지 영주권자와 유학생으로 구분해 설명해 주는 시간이었습니다. 그것을 마치자 점심도 못 먹고 왔을 후배들을 위한 피자파티가 음료수와 함께 열렸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겠죠?^^ 이제 안락해진 배를 퉁퉁 퉁기며 진행된 다음 순서는 그룹별 안내였습니다. 본인이 관심 있는 과목을 택해 구체적으로 묻고 답하는 시간이죠.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약 10여명의 각기 다른 과목을 소개하는 선배들의 조언은 이제 대학이란 또 다른 세상을 그리는 후배들에겐 정말 알찬 시간이었으리라 봅니다.


그렇게 묻고 답하며 궁금한 곳을 찔러주는 선배들의 마음은 과연 어땠을까 하는 고민이 생뚱맞게(?) 들었습니다. 얼마나 진지하게 진행을 하는지 마치 인생의 조언자로 그 상담에 의해 후배의 인생이 달려있다고 생각하듯 멘토와 멘티가 되어 아름다운 하모니가 강의실 안을 가득 메웠지요. 마지막까지 혹시 시간에 쫓겨 못 다한 이야기는 메일로 자세히 알려주겠다는 배려까지 건네는 왁스의 자상함이, 어른으로 참석한 저는 정말 혼자보기 아까울 정도로 기막힌 진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들의 맘이 참 고와보였습니다. 예뻐 보였습니다. 더 이상 그 어떤 말로도 수고의 말을 남기기가 미안하기까지 했습니다.


오클랜드에서 대학 설명회 등을 한다는 광고를 보면 해밀턴 사는 저로선 부럽기도 하고 ‘우리는 왜 못할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번에 왁스가 넘 멋지게 해내는 것을 보며 이젠 절대로 부럽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홍승아 회장에게 ‘정말 고생했다, 수고가 많았다.’ 라는 말을 건네자 이번 기획은 최원경 학생이 애썼다며 모든 공을 수고한 임원에게 돌립니다. 왁스 임원을 포함해 후배들을 위해 함께 자리한 모든 선배들의 수고라고 칭찬을 해주고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이 시점에서 와이카토 교민회, 즉 한인회라 불리는 우리 어른들의 현 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20대 초반의 아직은 인생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를 그 풋풋한 젊은 혈기들의 시간과 물질을 드린 수고를 바라보며 많은 반성을 했습니다. 와이카토 한인회를 위해 아니, 우리들의 척박한 이민 생활의 활력을 불어넣어줄 한인회 리더는 어디 있을까요....... ‘내’가 아닌 ‘우리’를 위해 조금은 희생하고 봉사하며, ‘다음 순회영사 업무는 언제입니다.’ 라고 말해줄 우리의 숨은 리더가 올해 안에 나타나기를 한인회의 한 일원으로 기대하면 욕심일까요.......!


2011년 썸머타임이 실시된 9월 25일 넷째 주일 밤에.  

와이카토 한국학교장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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